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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영화 작가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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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작가로의 데뷔는 요원하다.

어느새 40이 되었다.

캐스팅과 투자 배급까지 정리되었던 작품은

제작사 대표와 투자사 대표와 매니지먼트사 대표 간의

이상한 알력으로 와해가 되어 제작이 무산되었다.

"진짜 별꼴이네"라는 말이 정답이겠다.

당시 메인투자와 주연배우 확정 전화에 난 눈물을 흘렸었다.

그때가 올해 2월 말... 한 달 뒤 비보를 접하고

비로소 나의 나이 나의 위치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아직 데뷔 못한 신인작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의 작가.

첫 각본 계약을 빌미로 35살에 작가로 전향하겠다고 결심했고

지금까지 넘의 돈 받고 쓴 시나리오만 8 작품 시놉 트릿까지 하면 12 작품이다.

햇수로 6년 가까이 되는 지금 이 순간. 1년에 2 작품씩 참여한 것이라 보면 된다.

하지만 고작해야 번 돈은 1억 6천만 원 정도다. 통잔 잔고를 보면 그 돈 다 어디 갔나 싶다.

그럼에도 최근 나 스스로 괄목할 만한 성과라 여기는 것은

처음으로 좋은 가격에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팔아먹었다는 것이다.

이번엔 신생 영화사도 아니고 알만한 사람들은 다아는 그런 회사가 사주셨다.

이런 과정 속에 느낀 점이 있고 결심한 것도 있다.

첫째 내 능력 이상의 노력은 하지 말 것.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작품이 들어가고 망하고 그 어떤 영향력도 끼칠 수 없다는 사실.

내가 믿고 될 거라고 생각되면 주변에서 아무리 뭐라 해도 밀고 나가는 게 맞다.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 왜냐면 최근에 팔아먹은 아이템을 그러한 것이었고

부산행이 터지기 전 여러 버전의 좀비물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주변의 만류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했던 안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제 난 영화보다 나의 삶이 더 중요해졌다.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한다고 연애를 소홀히 하고 돈을 벌지만 사람을 잃게 되었다.

내 주변에 연락하는 사람들은 전부 일과 관련된 사람들뿐이다.

만나면 영화 이야기 일 이야기뿐이다.

내가 없어도 영화계는 알아서 잘 굴러간다.

그 안에 애써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생각도 없다.

한 작품을 하더라도 나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

과정에서 보람을 느낄만한 작품들이 필요하다.

셋째 양다리 걸치는 작업 절대 하지 말 것.

위의 두 가지 경우가 모두 포함되는 이야기다.

열심히 한다고 오는 작품 다 받아가며 하면 삶이 없어지고 

내 능력 밖의 노력을 하기 이른다.

그렇게 되면 작품도 별로고 난 내 청춘과 영혼을 갉아먹는 삶을 살게 됨을 느꼈다.

좋은 작품 하나 골라 오롯이 그것 하나에만 매진하는 것.

그것이 작가인 나를 살리고 작품을 살리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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